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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合의 원리

한 달을 가리키는 두 가지 방법

옛사람들은 한 달을 가리키는 방법을 두 가지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두건(斗建)이다. 밤하늘에서 북두칠성의 자루(斗柄)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그 달의 지지를 정하는 방법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정월은 인월(寅月)이다”라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다른 하나는 일월회합(日月會合)이다. 매달 초하루에는 해와 달이 하늘의 같은 위치에서 겹치는데(합삭合朔), 이 겹치는 위치를 십이차(十二次)라는 열두 구역으로 나누어 놓았다. 십이차의 각 구역에도 저마다 이름과 지지가 배당되어 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방법으로 같은 달을 가리키면 이름이 서로 다르게 나온다는 데 있다. 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支合者, 日月行次之所合也.
(지합支合이라는 것은 해와 달이 운행하는 차례가 합하는 자리이다.)

원문으로 보는 열두 달의 회합

「논합」은 정월부터 십이월까지 각 달의 회합궁(십이차)과 두건을 하나하나 밝히고, 그로부터 합을 도출한다. 원문과 함께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표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드러난다. 정월(寅→亥)과 시월(亥→寅)이 서로 거울처럼 마주 보고, 이월(卯→戌)과 구월(戌→卯)이, 삼월(辰→酉)과 팔월(酉→辰)이 마주 본다. 즉 칠월부터 십이월까지는 정월부터 유월까지 나온 여섯 쌍이 방향만 바뀌어 그대로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래서 열두 달 전체를 계산해도 결국 자축·인해·묘술·진유·사신·오미, 이 여섯 쌍만 나오고 더는 늘지 않는다.

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십이차 각 이름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도 밝히고 있다. 계절의 흐름과 만물의 상태를 빗대어 이름을 지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玄枵者, 玄, 黑也. 枵, 秏也. 陰氣盛, 故萬物始動, 猶未出生, 天下空虛, 謂之曰秏.
(현효라는 것은, 현玄은 검다는 뜻이고 효枵는 텅 빈다는 뜻이다. 음기가 성하여 만물이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하나 아직 나오지는 못하니, 천하가 텅 비어 있는 것을 일러 효라 한다.)

星紀者, 紀, 統也, 領萬物所終始也.
(성기라는 것은, 기紀는 거느린다는 뜻이니, 만물이 끝나고 시작하는 바를 거느린다는 것이다.)

析木者, 萬物始萌, 分別水木也.
(석목이라는 것은, 만물이 비로소 싹터 물과 나무를 나누는 것이다.)

大火者, 東方木也. 心宿在卯, 火出木心也.
(대화라는 것은, 동방의 목木이다. 심수心宿가 묘卯에 있으니, 화火가 목의 심心에서 나오는 것이다.)

壽星者, 萬物始達, 各任其命也.
(수성이라는 것은, 만물이 비로소 통달하여 저마다 제 명命을 맡는 것이다.)

鶉尾者, 南方朱雀之宿, 以軫尾也.
(순미라는 것은, 남방 주작의 별자리이니, 진軫과 미尾로 이루어진다.)

鶉火者, 陽氣盛大, 火星昬中在七星朱鳥之處也.
(순화라는 것은, 양기가 성대하여 화성火星이 저물녘 중천에 있어 칠성七星, 곧 주조朱鳥의 자리에 있는 것이다.)

鶉首者, 南方之宿, 其形象鳥, 以井為冠, 以柳為口也.
(순수라는 것은, 남방의 별자리이니, 그 모양이 새를 닮아 정수井宿로 볏을 삼고 류수柳宿로 부리를 삼는다.)

實沈者, 陰氣沈重, 降實於物也.
(실침이라는 것은, 음기가 가라앉고 무거워져 만물에 내려가 열매를 맺는 것이다.)

大樑者, 強也. 白露巳降, 萬物堅強也.
(대량이라는 것은, 강하다는 뜻이다. 백로白露가 이미 내려 만물이 굳세고 강해지는 것이다.)

降婁者, 降, 下也. 婁, 曲也. 陰氣上侵, 萬物萎曲也.
(강루라는 것은, 강降은 내려간다는 뜻이고 루婁는 굽는다는 뜻이다. 음기가 위로 침노하여 만물이 시들어 굽는 것이다.)

諏訾者, 陰盛陽伏, 萬物愁哀也.
(추자라는 것은, 음이 성하고 양이 엎드려 만물이 근심하고 슬퍼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열두 차의 이름 하나하나가 그 계절 만물의 생장·소멸 상태를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정월의 회합궁인 추자(諏訾)는 “만물이 근심하고 슬퍼한다”는 뜻으로, 아직 추위 속에 있는 초봄의 상태를 담고 있다.